한 여자의 억울한 결혼과 이혼 이야기

부부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중국인 여자가 집안에 들이닥친다. 속수무책으로 머리채를 잡고 잡히고, 임신 6개월의 몸으로 길바닥에 내쫓김을 당한 한국여자의 기가 막힌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깨져버린 일상

퀸즈 플러싱에 거주하며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40대 한인여성 A씨는 지난 2012년 11월 7일 재력가인 중국계 남편 왕모씨를 부동산 업무 관련으로 처음 만났으며, 이후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이후 A씨가 임신을 하자 다음해 6월, 뉴저지의 한 교회에서 결혼을 하고 혼인증명서를 받는다. 하지만 이들의 행복한 결혼생활은 한 달이 채 못돼 악몽으로 바뀌고 말았다. 왕씨는 중국출장을 핑계로 집에 들어오지 않았고, 자신을 왕씨의 부인이라고 말하는 중국계 여성 ‘웨이’씨가 나타나, A씨에게 임신중절수술을 요구하면서 3천 달러를 제안한다. 점차 본 모습을 드러낸 왕씨는 임신한 A씨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하기에 이르고 본처인 ‘웨이’씨는 한씨의 배를 때리기도 했다.

배신과 거짓말

신변의 위협을 느낀 A씨는 법원에 왕씨에 대한 접근금지를 신청하고 사기결혼을 당했다며 이혼 소송을 걸었다. 왕씨는 본처가 나타나자 본처의 편을 들며 A씨를 여자친구일 뿐이라고 발뺌한다. 심지어 한씨 뱃속의 아이도 자신의 아이가 아닐 것이라고 주장한다. 배신감에 치가 떨린 A씨는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고, 왕씨가 아이의 친부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그러나 문제는 여러 개의 빌딩을 소유한 재력가 왕씨가 아이의 양육비를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었다. 자신 소유의 빌딩도 빚으로 구입한 것이라며 무책임한 처사를 했다. 실제로 부동산 관련 현금거래만을 고수하는 그였기에 은행거래 내역을 확인할 길이 없어 A씨는 알면서도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왕씨는 A씨와 아이에게 양육비와 피해보상비를 전혀 지원할 수 없다며 차라리 감옥에 가겠다는 비인간적인 행태를 보이기까지 했다. 더구나 한씨는 결혼 초, 왕씨가 직장을 그만두길 원해 오랫동안 해오던 인테리어 업무를 그만두었기 때문에 임신 후 재정적인 어려움 뿐만 아니라 홀로 출산을 해야 하는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힘없지만 아이를 위해 끝까지!

처음에 A씨는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들고 그녀가 거주하는 경찰서를 찾아가지만 거절당한다. 다음으로 자신이 결혼했던 교회의 주소지인 뉴저지 ‘포트리’ 경찰서의 문도 두드려봤지만 거기서도 한씨의 사연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마지막 희망으로 찾은 버겐카운티의 검찰청에서 그녀의 사연이 받아들여진다. 임신한 몸으로 여러 번 버스를 갈아 타며 고군분투했던 A씨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A씨는 출산 준비용품을 살 돈도 없고 렌트비도 밀려 심한 생활고를 겪으면서도 아이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다. 절망스러운 상황에 주저 앉지 않고 노력한 결과, 현재 가정법원에서 양육비와 위자료 지급 판결이 난 상태이며 사립 탐정의 조사로 왕씨의 숨겨진 재산내역도 밝혀졌다. 아마 빠른 시일 내에 그녀는 양육비와 위자료를 지급 받아 아이와 함께 안정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마음에 남은 상처는 씻을 수 없겠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오뚝이처럼 일어나려는 A씨에겐 따뜻한 이웃들이 남았다. 그녀의 사연을 딱한 사정을 듣고 무료로 도와준 뉴저지에 있는 한 외국인 변호사, 필요를 채워주고 후원금을 보내주었던 손길들, 조사를 위해 발로 뛰어 주었던 이들이 A씨와 아이의 상처를 보듬고 살아갈 희망과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